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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득 생각난 군대 썰 어떻게 뛰었지...ssul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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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2-04-20 09:5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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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대학생활1년 + 휴학6개월 동안 1주 3~4회 술을 마시며` 놀았음에도

훈련소가서 3km 구보 뛰었을 때 "할만했음" 당시 21살

 

의무병으로 지원했기에 후반기 교육6주과정과 보충대 생활 포함해서

자대배치는 이등병 2개월차에 배치 받음.(한달 뒤 바로 100일휴가)

 

그래도 나름 입대 후 거의 2,3개월을 매일 구보와 

체력단련으로 어느정도 체력이 만들어졌다 생각했음. 아니

별거 없네 하고 오만했음.

 

근데 자대배치 받고 첫날 신고식하고 다음날 

선임들이랑 처음으로 "똑같은 3km" 뛰었는데..

 

무슨 훈련병이랑 교육생때 뛰는 것 속도를 한 체감상 3배 빠르게 뛰는거..

보통 특급전사 기준이 11분40초인가 12분30초인가 그러는데 "단 1명도" 빠짐없이 전부 10분후반 11분초반컷임..

의무대 인원이 소수다 보니까 속도감이 더 붙는 것도 있는듯 함 

 

거기다 의무대인데도 진료끝나는 시간부터 시간 남아 돌아서 운동에만 미쳐있는 그런 인간들이었음.

뭐 일단 당시 실세가 .. 물리치료학과 출신 헬스트레이너라 더 그런것도 있었나봄.

 

아무튼 진짜 첫날 뛰는데 속도 늦춰진다고 "맨 앞 우측"에 세워놓고

3-4명 선임이 돌아가면서 뒤에서 같이 뛰면서 10분 간 갈굼 

"야 미쳤냐? 속도줄이지마라","너 멈추면 개인정비시간때 보자" 이런식으로..

 

그때 난.. 10분은 커녕 1분 뛰었을 떄 지쳐쓰러질뻔했음 

남은 9분이 어떻게 흘러갔는가 기억도 잘안남.

 

그날 저녁 구토 3번은 한 듯 싶음.

 

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가 상병말쯤..

의전원 다니시는 30살인가 31살 형님이 나이가 차서 이등병으로 들어옴

 

씻을 때 대충 훑어봤는데 날씬한데 통통해보이는 느낌 몸이 물렁물렁해보였음

평생 운동한번 안해본 그런 몸이였음. 물어보니 실제로 그랬고 ..

 

근데 이형이 처음 구보할 때 1분은 커녕 30초 뛰고 진짜 그 자리에서

숨 넘어갈듯이 지쳐하면서 뛰는 도중 멈춰서 구토를 했음.

 

일반부대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뒤로 빼서 선임붙여서 천천히 달리게하던

의무대에 전화넣어서 앰뷸을 태우던 해야하는데..

 

우린 의무병 본인들인데다가 참 그지같은게 사람의 아픔에 엄청 관대함...

맨날 보는게 환자라 그런가 적당히 아파선 서로 걱정 따위 사치임

 

우린 군의관한테 맨날 어디가 아파요 진료봐주세용 ㅠㅠ 그러면

군의관 왈 평소에 늘 하던건데 왜 너네 나한테 진료봐달라하냐 

알아서 약 잘 꺼내먹고 알아서 잘 블라블라 하잖아 하면서 진료안봐줌 

신종인플루엔자 급 고열 질환 걸려도 항생제 알아서 잘 챙겨 묵잖아.. IM(근육주사)알아서 잘 놓잖아..? 하면서 별 신경안씀

(불법과 편법을 오감)

 

가끔 제약영업사원 간호조무사가 대리수술 한다는 사회문제 보면 

어느정도 내부에서 어떤 말과 행동들이 오고갔을지 상황이 그려지기도함

 

아무트은..

 

그형이 구토했어도 맨 앞에 세워놓고 달리게함..ㅠ

옆에 후임들이 계속 갈구는데

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문득 욕보다는 뭔가 그냥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음

 

22살(상말ㅋ) 어린놈이 30대 형님에게 반말하는 유일한 공간 ㅋㅋㅋ

oo아 너 내일도 모래도 이 속도에 맞춰서 뛰어야 하는데

지금 포기하면 내일도 모래도 고통만 받는다.

 

그러더니 눈에 독기품고 열심히 달리시더라고..

그렇지만 여전히 느렸음 아주 느렸음 매우 느렸음 무려 15분컷..

 

그래도 나이 30에 운동도 안한거 치곤 다 뛴게 대단한거라며

뛸 때 갈구던 후임들이 그날 저녁 위로를 많이 해주더라고

 

그 형 감동을 받았을려나.. 말로 표현은 잘 안되지만

단 "하루" 뒤 우리 부대는 다시 10분 후반 컷으로 돌아왔음.

 

무슨 하루만에 체력이 늘어난 것도 허벅지 근육이 커진 것도 아닐텐데

어떻게 그 속도에 맞춰서 뛰었을까.

 

나도 그랬는지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 

 

문득 내가 이제 30살이 되어 최근 2년 간 운동조차 안하고 있다가

오랜만에 뛰었더니 3분은 커녕 30초만에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진짜 죽을 것 같아서

못 뛰겠더라.

 

내 기억상 그 형도 30초였던 것 같은데..

대체 어떤 의지가 생기면 그렇게 하루만에 빠르게 장시간 달릴 수 있을까.

 

마라톤의 기원인 페이디피데스는 전령 역할이라면 "원래" 말을 타던 사람이었을지 모른다

승전보를 알리기위해 아테네 사령부까지 2일만에 241km 를 어떻게 가게되었을까.

각색한 스토리가 42.195km 이후 죽음을 맞이했다는데 왠지 뛴 것이 맞아보임

 

근데 지금은 2시간에 뛰는 선수들이 널렸다지..(?)

 

사실 이런게 자기계발서에서 매번 말하는 한계를 넘는다가 아닐까 싶음.

난 10분 후반 11분 초반을 기록할 체력이 숨겨져있음에도.

 

30초만에 운동을 안했단 이유로 숨이 차오른다는 핑계로 

멈추는게 아닐까 하는.. 생각을 해도 못 뛰겠다.. 헤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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